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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영의 안전 칼럼. ‘사고는 장비에서 시작되지만, 위기는 조직의 태도에서 커진다.’

김귀영의 안전 칼럼.사고는 장비에서 시작되지만, 위기는 조직의 태도에서 커진다.’

  • 건설기계 중대재해와 ‘Risk = Hazard %2B Outrage’의 경고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중대재해는 이제 단순한 현장 사고로 끝나지 않는다.

과거에는 현장 사고로 분류되던 사건들이 이제는 기업의 신뢰, 사회적 책임, 조직문화까지 평가받는 사회적 위기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이동식크레인 전도, 항타기 붕괴, 굴착기 협착, 고소작업대 추락과 같은 대형 건설기계 사고는 단순한 산업재해를 넘어 기업 이미지와 사회적 신뢰를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사건으로 이어진다.  

많은 조직은 사고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기술적 원인을 찾는다.

와이어로프가 파단되었는가, 지반이 침하되었는가, 과부하가 있었는가, 안전장치가 해제되었는가를 조사한다. 물론 이러한 공학적 분석은 중요하다. 그러나 최근의 중대재해는 그것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미국의 위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Peter Sandman은 위험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Risk = Hazard %2B Outrage”  

즉 위험(Risk)은 단순한 물리적 위험(Hazard)만으로 결정되지 않으며, 사회적 분노(Outrage)가 더해질 때 훨씬 커진다는 것이다.  

이 논리는 오늘날 건설현장의 중대재해를 설명하는 데 매우 강력한 의미를 가진다.  

실제로 동일한 사고라 하더라도 사회가 받아들이는 충격은 다르다.

사고 자체보다 더 큰 문제는 사고 이후 조직의 태도에서 발생한다. 사고를 축소하려 하거나, 책임을 현장 작업자 개인에게 전가하거나, 위험 신호를 사전에 알고도 묵살한 정황이 드러나는 순간 사회적 분노는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 사람들은 단순히 사고가 났다는 사실에만 반응하지 않는다.  

왜 반복되었는가

왜 이미 알고 있던 위험을 방치했는가

왜 관리자는 통제하지 못했는가

왜 법과 절차가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불신이 쌓일 때 사고는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조직 전체의 위기로 변한다.  

특히 건설기계 사고는 대부분 예측 가능한 사고다.

굴착기 작업반경 내 출입, 이동식크레인 과도한 작업반경, 항타기 리더 연장 상태 이동, 복공판 미설치 구간 진입, 고소작업대 안전대 미착용 등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위험성이 알려져 있었다.  

그럼에도 동일한 사고가 반복된다는 것은 단순한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조직 시스템이 위험을 용인하고 있었다는 의미에 가깝다.  

여기서 하인리히의 도미노 이론은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사고는 우연히 발생하지 않는다. 불안전한 상태와 불안전한 행동이 반복적으로 방치될 때 마지막 도미노가 쓰러지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중대재해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이제 사회는 마지막 사고 장면만 보지 않는다. 그 이전 단계에서 조직이 무엇을 했는지를 본다.  

, 위험을 알고 있었는가.

알고도 방치했는가.

관리체계는 실제로 작동했는가를 묻는다.  

이것이 바로 중대재해처벌법 시대의 핵심 변화다.  

과거의 안전관리가 사고를 줄이는 기술이었다면, 이제의 안전관리는 사회적 신뢰를 유지하는 조직 운영에 가깝다. 따라서 건설기계 안전관리의 핵심도 단순한 장비 점검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위험 작업 사전 승인체계

작업중지권의 실질적 보장

장비 이동 전 합동안전점검

작업반경 출입통제 시스템

관리자 중심의 현장 확인체계

위험징후 공유 문화  

이러한 시스템이 실제로 현장에서 작동해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형식적 안전관리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많은 현장에서 작업계획서는 존재한다. 점검표도 있다. 교육일지도 있다. 그러나 사고는 계속 발생한다. 이는 문서가 없어서가 아니라, 문서가 실제 행동으로 연결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장은 이미 알고 있다.

위험은 대부분 작업 시작 전에 보인다는 것을.  

결국 사고를 예방하는 조직과 사고를 반복하는 조직의 차이는 기술 수준보다 위험을 대하는 태도에 있다.  

건설기계 사고는 장비에서 시작될 수 있다.

그러나 기업의 위기는 조직의 태도에서 커진다.  

이제 안전은 단순한 법 준수가 아니라, 조직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가장 핵심적인 경영 전략이 되어야 한다.


서정대학교 소방안전관리과 겸임교수

건설기계 안전전문가 · 안전정책 칼럼니스트

김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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